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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글방

by 嘉 山 2020. 6. 14.

글 : 황 정 혜

 

내 어린 날

새해가 되면

아버지의 손길에서

꼬리면이 뚝딱 태어났지

 

바람결이 좋은 날

푸룻푸룻 돋아난

싱그런 보리밭을

다다다다 달리면

상쾌한 바람과 한몸되던

팽팽한 연실

 

꼬리를 흔들며 하늘 향해

솟아오르는 아실아실한 연

 

하늘은 끝없이 높푸르고

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힐 때

연은 멀리서 아스라이 별처럼 깜박거린다

연만 쳐다보고 달리다

언덕 아래로 떨어지던 날

연은 내 품안에서 아직도 파닥거린다

 

연과 함께한 여러날

하늘을 마음껏 날아오른 기분

온전히 느껴보던 맛

지금도 바람이 불면

내 마음 속에

연을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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