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생활 기록 사항에 의무적으로 적었던 취미는 독서였다. 내세울만한 것이 없고 책도 많이 읽지 않으니 늘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오랫동안 제대로 된 취미 하나 발달시킬 기회도 열정도 없었다. 일상생활에서 먹고사는 게 급선무였다.
오직 명절 때만 친정을 간다., 엄마는 고생하고 사는 딸이 재미있게 살기를 바라셨다 . 가게 특성상 명절 때 며칠 쉬는데 사위에게 처가에 오지 말고 여행을 떠나라며 되돌려 보냈다. 우리는 제주도로 바로 떠났다. 생수 한 병 들고 겁없이 한라산에 올랐다. 전날 많은 눈이 내려 한라산은 백설 왕국이었다. .그 멋진 풍경은 영원히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설한풍에도 푸르른 소나무와 주목들, 빈가지를 감싸안은 눈꽃은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났다. 군락을 형성한 조릿대와 다양한 식물들은 눈에 덮이거나 얼음에 깔려 있어도 뜨거운 숨결로 봄을 잉태하고 있었다.
여행은 희망이다. 여행을 꿈꾸고 계획하는 동안은 행복하다. 대목장사가 힘들어 이대로 쓰러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대목장이 끝나면 여행을 떠난다는 설렘은 즐겁게 장사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되었다. 처음 간 해외 패키지 여행, 황산 삼청산의 환상적인 운해와 대자연의 아름다움, 서해대협곡의 웅장함에 놀라고 황산의 일출에 감탄했다. 남편과 동시에 너무 좋다를 외치며 여행을 자주 다니자고 약속했다. 패키지 여행, 트레킹, 문화여행, 생태여행 등 사진 찍는 취미를 가진 남편이 적극적이기에 고맙게 생각한다. 여행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회복하는 수단이자 삶에 의미와 생명력을 가져오는 치유제였다.
주 40시간 근무제, 주 5일 근무제가 널리 확산되면서 우리 사회에서도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종류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인간 수명이 늘어나면서 우리삶에서 취미생활의 중요성은 커질 것이다. 여행 다니고 산행을 할 수 있는 내게 주어진 시간을 알 수 없다. 몸 건강도 정신 건강 못지 않게 중요하다.. 살아가는 데 중요한 희망이란 에너지가 있다. 글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며 생각하는 사람으로 만든다. 마음이 어지럽거나 아플 때 글을 쓰는 것은 치유의 시작이다. 취미로 글을 쓴다고 하면 웃음거리가 될지도 모른다. 장사를 그만두면 하루의 해가 지루하지 않게 의미있게 보내고 싶다.. 그래서 나는 노년의 취미를 만들려고 글쓰기를 배우고 싶다
글 : 작은 미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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