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기도
첫눈이 오면 소원을 빌리라.
모두가 잠들어 있는 까만 밤
제일 곱고 고운 꽃밭에
기척없이 남겨진 하이얀 세상.
바라만 보아도
욕심의 어두운 장벽은
한겹 두겹 세겹
덮히고 덮히고 덮혀서
순결 해지는 가슴속
선명하게 다가오는 얼굴하나
사랑하는 가족이 삶의 전부요
희망이였기에
이 한몸 돌아볼 여유없이
견뎌온 인내의 시간들
지치고 병들어 가는 육신
자연의 질서를 회복해
다시 정상적인 건강한 몸으로
돌아가게 해 주소서.
꾹 다문 입술엔
살포시 미소를 얹어 주시고
늘 바쁜 걸음을 천천히 걷게 하시며
소슬바람에도 어우러지는
풀잎같은 부드러움을 허락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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