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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地山 謙

by 嘉 山 2009. 9. 8.
괘에 대하여
 
▷겸괘는 대유괘의 다음이다. 크게 가진 자는 교만하면 안된다. 그러므로 대유괘의 다음이 겸괘가 된다고 하였다.
 
●괘상에 대하여
▷땅괘 곤이 위에 있고 산괘 간이 아래에 있다. 산은 높고 커서 땅 위에 있어야 하는 바임에도 땅 아래에 산이 겸손하게 엎드려 있다.
 
●괘덕에 대하여
▷땅의 괘상은 낮고 밑이 된다. 반면 산은 높고 크면서도 땅의 아래에 엎드려 있으니 양의 숭고한 덕으로 아래에 낮게 처신하는 덕이 겸괘에 있다.
 
▷안으로 하늘의 마땅한 이치에 그쳐 덕을 쌓음이 굳세고 밖으로 하늘의 이치에 마땅하게 순종함이 매우 낮으면서도 빛난다.
 
▷건괘 구삼효가 곤괘의 자리로 왔다. 중천건괘 구삼에 보면 군자가 날을 마치도록 힘쓰고 힘쓰면서도 저녁까지도 두려워하면 위태로워 허물이 없을 것이라고 하였다. 지금의 겸괘 3효 또한 건괘 3효와 마찬가지로 종일토록 힘쓰고 힘쓰면서도 조금도 그 공로를 자랑하고자 하지 않는다. 
 
 
謙, 亨, 君子有終.
겸은 형통하니 군자는 끝마침이 있게 되니라.
 
君子有終-좋은 끝마침이 있다. 혹은 끝까지 겸손함을 지킨다는 등으로 다르게 해석하기도 함.
 
謙 亨-겸손하면 형통하다는 뜻, 겸손함이 형통하다는 뜻 모두에 통한다.
 
괘는 구덕 삼진괘 중의 하나이다.
 
▷하늘의 도는 높으면서도 내려와 힘쓰는 자리에 그쳐 있고 하늘의 마땅한 이치에 순종하는 땅의 도는 위에 있으면서도 자기 자신을 낮추어 아래 구삼의 덕을 힘써 쫓는다. 형통하지 않을 리 없다.
 
彖曰, 謙, 亨. 天道下濟而光明, 地道卑而上行.
단전에 말하였다. “‘謙亨’은 하늘의 도는 아래로 내려와 빛나고 밝으며 땅의 도는 낮되 위로 행해진다.”
 
天道下濟而光明-하늘의 도는 땅과 사귀어 만물을 실어 기르는 덕을 보여준다. 이것이 하늘의 도는 내려와 빛나고 밝다는 뜻이다.
 
地道卑而上行-땅의 도도 또한 하늘의 도와 마찬가지로 낮으면서도 위로 행해져 만물을 낳아 기르는 덕이 있다.(이는 하늘과 땅의 도가 서로 사귐으로 빛나는 이치에 따른 겸괘의 해석이다.
 
-반면 괘상으로 보면 땅괘 곤이 위로 올라가 있으면서 자리의 높음을 가리지 않고 하늘의 이치로 그쳐 덕을 기르는 구삼효 양의 덕에 대해 순종한다. 이는 땅의 도가 낮되 위에서 행해지는 겸손함이다.
 
天道虧盈而益謙
 
하늘의 도는 가득찬 것을 이지러지게 하고 겸손한 것에 보태주며,
 
▷가득차면 이지러진다는 하늘의 도에 대해서는 달과 해의 운행을 보면 알 수 있다.
 
▷음양의 자라나고 소멸하는 이치는 곧 하늘의 법칙이다.
 
▷천도의 예는 자연의 법칙을 氣로써 말함이고 지도는 형체로써 귀신은 이치의 측면에서 말했으며 인도는 사람의 정으로써 풀이한 설명이다.
 
地道變盈而流謙
 
땅의 도는 가득찬 것을 변하여 겸손한 데로 흘려주며
 
▷땅의 도는 가득 차 높은 것은 깎이고 낮은 곳은 흘러 들어 채워진다.
 
鬼神害盈而福謙
 
귀신은 가득찬 것을 해쳐 겸손한 것에 복을 주고
 
▷神의 개념은 만물이 전개되는 데 있고 鬼는 만물이 소멸되는 개념이다. 이는 음양이 작용하는 조화의 자취이니 차면 덜리므로 해롭다고 할 수 있고 부족하면 채워지므로 복이 된다고 말할 수 있다.
 
人道惡盈而好謙
 
사람의 도는 가득찬 것을 미워하고 겸손한 것을 좋아하니,
 
▷사람은 스스로 가득차 있고 싶어하면서도 남들의 가득차 교만한 모습은 미워하고 겸손함을 좋아함이 한결같은 이치다.
 
▷여기까지는 천지 자연의 이치로 겸괘의 의미를 견주어 해석하였다.
 
謙尊而光, 卑而不可踰, 君子之終也.
 
겸은 높으면서 빛나고 낮으면서도 넘을 수 없으니 군자의 끝마침이다.
 
▷땅은 낮은 물건이지만 그 낮은 물건 아래에 높은 산이 엎드려 있으니 이는 높으면서도 빛나는 덕이다.
 
▷땅은 자리가 높으면서도 마땅한 이치를 높게 여겨 낮은 자리의 구삼을 따르니 이는 높으면서도 빛나는 겸괘의 덕이다.
 
▷구삼은 아랫괘의 맨 위에 있으니 尊이요, 상괘의 밑에 있으니 천하고 낮은 卑다. 그러나 이처럼 낮으면서도 그 덕의 높음은 넘을 수가 없다.
 
▷군자는 이와 같은 겸손함으로 끝을 마쳐야 한다.
 
象曰, 地中有山, 謙, 君子以裒多益寡, 稱物平施.
 
상전에 말하였다. “땅 가운데 산이 있는 것이 겸이니, 군자가 보고서 많음을 덜어 적은 데 보태주니 물건을 저울질하여 베풂을 공평하게 하느니라.
 
▷산은 높으면서도 스스로 마땅한 덕에 그쳐 자기 자신을 낮추는 모습이 겸괘의 상이다.
 
▷군자는 가득찬 것은 덜리고 높은 것은 반드시 낮아지며 낮은 것은 채워지고 빈 것은 다시 회복되는 하늘의 이치를 본받아 베풂이 공평하고 세상을 다스림에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
 
▷자기를 낮춰 높은 덕을 쌓음은 겸괘의 상이다. 반면 많은 것을 취하여 적은 데 더해주고 높은 것을 덜어내어 공평함에 나아가게 하는 것은 군자가 하늘의 이치를 따르는 또 하나의 겸이다.
 
裒多益寡, 稱物平施-원래의 이치를 회복하게 해주는 뜻도 이 구절에는 내포하고 있다. 즉 낮아야 할 것(위의 곤괘)은 낮게 하고 높아야 할 것(아래의 간괘)은 높게 한다.
 
初六, 謙謙君子, 用涉大川, 吉.
 
초육은 겸손하고 겸손한 군자이니, 대천을 건너더라도 길하니라.
 
▷초육은 지극히 낮은 아래에서 겸손함을 자처하고 있다. 그 처신이 겸손하고 또 겸손한 군자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겸손함으로 매사에 임한다면 대천을 건넘에 있어서도 건너지 못할 까닭이 없다. 매우 길한 형상이다.
 
 
象曰, “謙謙君子”, 卑以自牧也.
 
상전에 말하였다. 겸손하고 겸손한 군자는 낮음으로써 스스로 기르는 것이다.
 
▷겸손하고 겸손한 군자라고 함은 지극히 자기 자신을 낮추는 모습이이라고 하였다. 이는 겸괘의 때에 맨 아래 초육이기 때문에 하는 말이니 군자는 이와 같이 겸손하고 겸손함으로서 자기 자신의 덕을 기른다는 뜻이다.
 
六二, 鳴謙, 貞吉.
 
육이는 겸손함으로써 알려짐이니 바르고 길하다.
 
鳴謙은 겸손한 덕으로 세상을 울린다는 뜻이다.
 
▷육이는 아래 마땅한 이치에 그쳐 있는 산괘 艮의 중을 얻은 효다. 또 음자리의 음이니 자리도 바르다.
 
▷이처럼 겸손함의 中正을 얻었다면 자기 자신의 중심에서 덕을 길러 바깥에 나타나 세상을 울리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처신의 겸이다.
 
▷이와 같은 鳴謙이라면 그 끝이 바르고 길하지 않을 수 없다.
 
▷고형은 울명의 鳴을 명성을 뜻하는 名과 같은 뜻이라고 하였다.
 
象曰, “鳴謙貞吉”, 中心得也.
 
상전에 말하였다. “鳴謙貞吉"은 중심에 얻은 것이다.
 
九三, 勞謙, 君子有終, 吉.
 
구삼은 수고하여 공로가 있으면서도 겸손함이니 군자가 마침을 두어야 길하다.
 
▷구삼은 양이 양자리에 바르게 위치하고 있다.
 
▷위로는 육오를 비롯한 땅괘의 절대적인 신임이 있고 아래로는 초육과 육이의 떠받들리는 자리이다. 상하의 다섯 음이 모두 구삼을 신뢰한다.
 
▷공로가 있으면서도 땅 아래에 몸을 낮춰 극히 겸손하다.
 
▷구삼은 겸괘의 주효다. 勞謙으로 마침이 있어야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다.
 
勞謙-자기를 낮추어 남을 위해 수고하면서도 겸손함을 잃지 않는다는 뜻.
 
象曰, 勞謙君子, 萬民服也.
 
상전에 말하였다. “‘勞謙君子’는 만민이 복종한다.”
 
▷ 공로가 있으면서도 겸손한 군자라면 이는 두려워할 만한 덕이다.
 
六四, 无不利撝謙.
 
육사는 겸손함을 베풂에 이롭지 않음이 없다.
 
▷음이 음자리에서 바르게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위로는 겸을 자처하는 군주의 아래이고 아래로는 수고로운 겸의 구삼을 밟고 있다. 따라서 그 자신 나아가고 물러나 행함에 겸손함을 베풀어 펴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이다.
 
▷하늘의 마땅한 이치에 순종하는 땅괘 곤의 맨 아래 자리이다. 음이 음자리로 유순하고 또 괘가 겸손하다는 겸괘의 때이다. 이로써 보면 지극히 겸손하지 않을 수 없다.
 
▷본문의 휘(撝)는 자기를 낮추다. 혹은 높이 올려서 휘두르다는 뜻이니  겸손함을 베풀어 휘두른다는 휘(撝)의 뜻이다.
 
象曰, “无不利撝謙”, 不違則也.
 
▷상전에 말하였다. “‘无不利撝謙’은 법칙을 어기지 않는 것이다.”
 
▷육사는 지위가 높은 대신 자리이다. 그러나 음자리의 음효로 겸손함을 베풂에 알맞아 법칙을 어기지 않게 되어 있다.
 
▷자리가 마땅하여 지나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六五, 不富, 以其鄰利用侵伐, 无不利.
 
육오는 (스스로)부유하지 않고 그 이웃으로써 하니(나누니) 침략함을 쓰더라도 이롭지 않음이 없다.  
 
▷육오는 윗괘의 군주 자리이면서도 겸손하다. 또 땅괘 곤은 만물을 포용하여 싣는 덕이 있다. 그러므로 세상의 부를 군주로서 혼자 독차지하지 않는다(不富). 혹 그 자신 음들의 중심효로서 부유하지 않아도(不富) 이웃에게 베풀려는 마음이 있다.(以其鄰)
 
▷다만 여러 사람을 거느리는 지도자라면 오로지 겸손함만을 고집해서는 안된다. 복종하지 않는 자는 위엄으로 다스리는 지혜도 필요로 한다.(利用侵伐)
 
▷윗자리의 겸손함을 얕잡아 보는 무리가 있다면 이는 힘으로 쳐서 다스리더라도 이롭지 않음이 없다. 그만큼 육오의 겸손함은 지극하다.
 
象曰, “利用征伐”, 征不服也.
 
상전에 말하였다. “‘利用征伐을 하더라도 이로움은 복종하지 않는 자를 정벌하는 것이다.”
 
▷겸손한 덕으로 복종하지 않는 무리는 무력에 의존한다는 뜻이다.
 
上六, 鳴謙, 利用行師, 征邑國.
 
상육은 겸손함이 알려짐이니 군대를 출동하여 읍국을 정벌함이 이롭다.
 
▷상육은 음이 음자리이므로 지나치게 유순하고, 자리가 겸괘의 맨 위가 되므로 겸손함이 너무 지나치다.
 
▷또 상육은 윗자리이면서도 지위가 없다.
 
象曰, “鳴謙”, 志未得也, “可用行師”, 征邑國也
 
상전에 말하였다. “‘鳴謙은 뜻을 얻지 못함이니, 군대를 출동하여 읍국을 정벌하여야 한다.”
 
구덕 삼진괘의 하나인 지산겸괘에 따르면 사람들이 가장 명심해야 할 덕목의 하나로 겸손함을 꼽는다. 그래서 해당 괘의 내용 중에
 
“하늘의 법도는 가득 찬 것을 무너뜨려 겸손한 데로 보태주고 땅의 법도는 가득 찬 것을 변해서 겸손한 데로 흐르게 한다. 귀신은 가득 찬 것을 해롭게 하여 화를 주고 겸손함을 복되게 하여 힘을 실어주며 사람의 법도는 가득 찬 것을 미워하고 겸손함을 좋아한다. 겸손이란 높고 빛나며 낮아도 넘지 아니하니, 군자의 마치는 바다. ” 
고 하였다.

도덕경에 보면, “왕후는 스스로 , 또는 라고 칭한다.” 하였으니 이 또한 근본 취지는 주역 본문의 지산겸괘의 뜻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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