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은 ‘신축년(辛丑年)’ 소띠 해...우리가 모르는 한우의 비밀
2021년 ‘신축년(辛丑年)’은 여유와 평화를 상징하는 소띠 해다. 12지 중의 소는 방향으로는 동북, 시간적으로는 새벽 1시에서 3시, 달로는 음력 12월을 지키는 방향신(方向神)이자 시간신(時間神)이다. 여기에 소를 배정한 것은 소의 발톱이 두 개로 갈라져서 음(陰)을 상징한다는 것과 그 성질이 유순하고 참을성이 많아서, 씨앗이 땅 속에서 싹터 봄을 기다리는 모양과 닮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해 말에는 전북 장수군 계남면에서 한우농장을 운영하는 김명식씨의 한우가 수송아지 한 마리와 암송아지 두 마리 등 세쌍둥이를 출산해 화제다. 소가 쌍둥이를 출산하는 경우는 5% 미만이고, 세쌍둥이는 0.1% 미만으로 기적에 가까운 경우다.
소는 농경문화가 한반도에 정착되기 시작한 삼한시대 이후 뛰어난 노동력 덕분에 사람 못지않는 귀한 대접을 받았다. 단백질을 비롯해 다양한 영양분도 풍부하지만 논 밭을 갈 때면 장정 수십명 몫을 거뜬히 대신했다. 이런 우수한 노동력 때문에 국가가 나서 소를 함부로 잡지도 못하게 했을 정도다.
지금은 농업의 기계화 덕분에 과거처럼 노동력 확보를 위해 소를 기르는 농가가 사실상 사라졌다. 사실 일소를 다룰 수 있는 기술을 가진 농부도 없다. 하지만 한우 사육 두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우의 뛰어난 영양분과 맛 덕분에 한우 쇠고기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말 기준으로 한우 사육두수는 역대 최초로 320만두를 돌파했다.
◆한우는 모두 황소인가
현재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에 등재된 한우 품종은 황우(누렁소), 흑소(검은소), 제주 흑소,
칡소(호피무늬소), 백우(흰소) 총 5종이다.
한우가 언제부터 존재했는지는 이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삼국지 위지 동이전, 고구려 무용총(안악 3호 고분) 김해 패총 등 유적에서 소의 그림이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봤을 때 최소 2000년 이상 전부터 한반도에 존재했을 것이라는 유추가 가능하다.
대다수 한국인이 생각하는 한우는 누렁소 즉 ‘황소’다. 하지만 한반도에는 누렁소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색의 소가 존재했다. 조선시대 신윤복, 김홍도의 풍속화 우경도에서 황소, 흑소, 칡소 등 다양한 털의 색깔을 가진 소들을 볼 수 있다. 또 고구려 무용총에서 누렁소·검정소·칡소 가 마구간에서 먹이를 먹는 모습을 찾을 수 있다.
한우의 색이 다양하지만 한우하면 터럭 색이 누런색이거나 적갈색인 소가 떠오르는 이유는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황색을 제외한 다른 색 한우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검정소와 칡소다. 검정소의 경우 털의 색깔이 까만 소를 말하는데 내륙 흑한우와 제주흑우로 나뉜다. 내륙 흑한우는 털의 색이 까맣고 입 주변에 흰 테두리가 있다. 제주흑우는 탐라지나 세종실록 등 여러 문헌에 등장한다. 다른 한우 품종과 달리 제주 흑우만의 고유 혈통을 지닌 고유 재래종이다. 일반 한우보다 체구는 작지만 체질이 강건하고 지구력이 강하며, 천연기념물 546호다.
칡소는 호랑이 가죽 무늬가 있어 호반우(虎斑牛)라고도 불린다. 정지용의 시 '향수'에 나오는 얼룩백이 황소, 동요 '얼룩송아지', 화가 이중섭의 작품 '소' 등이 대표적이다. 일제 강점기에 조선 소의 털의 색을 적색으로 규정하고, 일본을 대표하는 소 '화우'를 개량하기 위해 약 200만 마리의 칡소를 일본으로 가져가면서 한반도에서 급감했다.
백우는 일반 한우 부모로부터 100만분의 1 확률로 태어나는 ‘유전적 돌연변이(알비노(Albino)’다. 선천적으로 체질이 약하고 시력이 좋지 않아 먹기 경쟁에서 밀려나기 쉽고, 폐사율도 높은 편이다. 한우 유전자를 지니고 있어 한우에 포함된 종이다. 워낙 보기 힘든 희귀종이라 관광산업의 소재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밖에 청우는 현재는 찾을 수 없다. 조선시대 왕이 직접 농사짓는 모범을 보여 백성에게 농업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농업을 권장하기 위하여 행하는 의식인 '친경'에 등장한다.
◆일두백미(一頭百味), 한우 한 마리에서 100가지 맛
한국인이 한우 고기를 찾는 이유는 뛰어난 맛 때문이다. 미각이 뛰어난 우리 민족은 예부터 한우 부위를 세밀하게 나눠 다양한 음식 재료로 활용했다. 과장 좀 섞이긴 했지만 한우 한 마리로 100가지 맛을 즐긴다고 할 정도다.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마거릿 미드는 이와 관련해 "영국, 프랑스는 소를 35개 부위로 나눠 먹는데, 한국은 120개 부위로 즐겨 먹는다"고 감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에 따르면 쇠고기는 등심·채끝·안심·갈비 등 대분할 10개 부위와 제비추리·부채살·설깃살 등 소분할 39개 부위로 나뉜다. 쇠고기 부산물로는 머리·사골·소꼬리·우족·양·벌집위·천엽·막창·곱창·대창·혈액 등이 있다. 한국인은 이렇게 세분된 한우 부위를 스테이크·구이·탕·전골·볶음·조림·육회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요리로 만들어 먹는다.
◆정말 한우는 과학적으로 수입 쇠고기보다 맛있나.
한우 고기는 맛을 좌우하는 지방산 성분 함량이 수입 쇠고기보다 풍부하다. 국립축산과학원이 쇠고기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방산인 올레인산의 함량을 비교한 결과, 한우가 약 49~52% 수준으로 수입산 수입산 교잡우(39∼42%)보다 높았다.
또 쇠고기 맛에 영향을 주는 전구물질 함량을 비교한 결과, 한우고기는 수입 쇠고기보다 단맛(글루코스)과 감칠맛(구아노신일인산염, 이노신일인산염)을 내는 성분이 많았고, 신맛(락테이트)과 쓴맛(하이포크산틴)을 내는 성분은 적었다.
◆한우개량사업 50년, 얼마나 달라졌나.
한우개량사업은 1969년부터 시작됐다. 이를 통해 덩치는 커졌고, 등급은 높아졌다. 축산연구 60년사에 따르면 1974년 한우 평균 출하 체중은 358kg이었다. 하지만 개량과 사양기술 발달로 2019년에는 694kg으로 체중이 2배쯤 덩치가 커졌다.
이 기간 육질도 크게 개선됐다. 축산물품질평가원 통계연보에 따르면 한우 1등급 이상 출현율도 소도체 등급판정 제도 시행 초기인 1993년 10.7%에서 2019년 88.8%로 상승했다.
◆한두 마리 키우던 농가 보물 한우, 지금은 평균 34마리 키운다.
한우 산업의 규모화가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다.
농림통계연보 및 농림축산식품 통계연보에 따르면 1950년부터 1982년까지 한우 사육 농가의 가구당 평균 사육 마릿수는 채 2마리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9년 총 한우 두수는 307만 8000마리로 증가했다. 한우 사육농가는 9만4000가구로 가구당으로 환산하면 평균 34마리가 된다.
◆한국인의 1인당 연간 한우 소비량은.
한국인의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은 1970년 1.2㎏, 1980년 2.6㎏에 불과했다. 이후 국민소득이 증가하면서 육류 소비량이 증가했고, 그 결과 2010년 8.8㎏, 2019년 13.0㎏으로 소비량이 크게 늘었다.
한우 소비량도 2010년 3.1kg, 2019년 4.1kg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한우 자급률은 2010년 36.5%에서 2019년 32%로 낮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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